장기하

에이 몰라 혼자 씨부리는거/감상 씨부

이제는, 장판이 난지.. 내가 장판인지..

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눅눅한 비닐 장판에 발바닥이 쩍 달라붙었다 떨어진다 이제는 아무렇지 않어 바퀴벌레 한 마리 쯤 슥 지나가도 무거운 매일 아침엔 다만 그저 약간의 기침이 멈출 생각을 않는다 축축한 이불을 갠다 삐걱대는 문을 열고 밖에 나가본다 아직 덜 갠 하늘이 너무 가까워 숨쉬기가 쉽질 않다 수만번 본 것만 같다 어지러워 쓰러질 정도로 익숙하기만 하다 남은 것도 없이 텅빈 나를 잠근다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눅눅한 비닐 장판에 발바닥이 쩍 하고 달라붙었다가 떨어진다 뭐 한 몇 년간 세숫대야에 고여있는 물마냥 그냥 완전히 썩어가지고 이건 뭐 감각이 없어 비가 내리면 처마 밑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멍하니 그냥 가만히 보다 보면은 이건 뭔가 아니다..

狂者力 狂獸
'장기하' 태그의 글 목록